베짱이의 일상담기 5

그리운 여행

이번 주말도 특별히 나가는 일 없이 집에 있었다. 역마살이 낀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. 그치만 세계가 직면한 유래없는 위기 상황인지라 별 수 없이 오늘도 집에서 과거 여행 사진을 뒤적이며 행복한 기억을 되짚어본다. 비행기에 올라탈 때의 그 두근거림과 여행지에 도착해 처음으로 맡는 그 곳의 내음, 우리랑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낯선이들, 티비에서만 보던 관광지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한 순간, 사진만 보고 맛을 추측하던 현지 음식들이 모두 그립다. 대한항공에서 약속했던 신규직원 채용이 1년이나 늦어졌지만 이번에 결국 약속을 지켰다는 뉴스 기사 한줄을 접하며 이 기사가 미래에 코로나 종식과 여행산업의 재부흥의 조용한 시작이었다라는 기사로 회자되기를 바란다. 사진 : 마카오 윈팰리스 호텔

좋은 날 한강

물과 친한 나는 힐링이 필요한 날이면 주로 강이나 바다를 찾는다.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진정되고 편안해진다. 이 날은 특히 날씨도 좋았고 한강 근처 낮은 산에 올라와보니 숨이 탁 트였다. 높은 곳에서 고요한 한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불현듯 괴물의 그림자라도 나타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.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들의 마음과 몸이 긴 시간 묶여있었어서 그런지 한강변에 마스크와 방한도구로 중무장을 하고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. 서울답지 않은 서울의 지금 모습이 낯설고 안쓰럽다. 시끄러고 북적거려서 싫었던 서울의 모습이 지금은 그립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