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갈피의 기분 <편집자의 실상을 낱낱이 까발린다>
제목 : 책갈피의 기분 <출처 : 다음 책 검색>
요약 : 김먼지 ㅣ 2019.04.29 출판 ㅣ제철소
책 소개
지난해 독립출판물로 소개되어 많은 이의 공감을 샀던 『책갈피의 기분』.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새롭게 펴낸 이번 책에서는 ‘독립출판’이라는 특별한 경험과 그것이 가져다준 작은 변화들까지 모두 담아냈다. 12구짜리 멀티탭 수준으로 일하며 책과 책 사이에 끼어 너덜너덜 납작해진 책갈피의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.
연봉을 13으로 나눈 쥐꼬리를 월급으로 받고, 유명 인사가 작고하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 새도 없이 한 달 만에 관련 도서 5종을 뚝딱 찍어내고, 핫식스와 레드불과 스누피 커피우유 가운데 어느 게 가장 각성 효과가 큰지 꿰고 있는 편집자의 삶 속에서 지옥철에 끼이고, 액셀 시트에 끼이고, 무능한 상사와 가진 건 열정뿐인 신입사원 사이에 끼인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작은 위안과 응원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고, 다른 갈피에 접어두었던 삶을 꿈꾸게 해 준다.
출처 : 인터넷 교보문고
표지에 그림이 왠지 모르게 눈이 가 책을 집어들었다.
내가 옛날부터 좋아하던 영화 레옹을 패러디해 그린 재치 있는 그림이었다. (밑에 화분이 떨어져 깨진 게 포인트..)
제목을 보니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.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니 편집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았다.
우리는 대부분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추측하고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데 집중한다. 하지만 그 사이에 있는 편집자의 존재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.
책이 세상에 나오는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보통 인식되지 않는 편집자의 모습을 본인이 스스로 작가가 되어 바라본 에세이이다.
처음에는 독립출판으로 냈다가 출판사에서 제안이 와서 재출간이 되었다. 그래서 그런지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자유롭고 가식이 없었다. 작가는 일을 마친 후 집에 와 실제 편집일을 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썼는데 쌓인 게 얼마나 많았는지 쉬지도 않고 글을 써내려갔다고 한다.
내용을 보니 쌓인게 많았을 법도 했다. 무급 야근에 특근은 일상이지만 받는 급여마저 박봉이다. 사람들을 상대하며 언제나 을의 위치에 있어야 하고 언제까지 이 일을 하며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감정노동자 그 자체였다. 글을 쓰거나 편집을 하는 일은 막연히 멋있고 지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역시 여느 일처럼 위기와 고난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일이었다.
또 느낀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, 굉장히 자신을 소모하는 일이지만 "그래도 좋아, 놓지 못해."라며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이 마치 내가 예전에 느끼던 것과 비슷해 괜스레 마음 한편이 아렸다.
나도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운이 좋게 내가 원하던 일을 하고 있다. 그 점이 너무 좋았고 더 배우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.
그동안 그렇게 하루하루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고 최선을 다해 내가 원하던 일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부터인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내가 원하던 일이 이게 맞았나 싶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.
책을 읽으며 제일 좋았던 점은 유쾌하고 씩씩한 작가님의 태도다.
천성인지 위장술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딘가 어른스럽고 멋있다.
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직업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.
평점 : 3.5 / 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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